숙소 근처에 있어서 가끔 가던 식당이다.
페와호 옆 레이크사이드 메인도로의 15번로 끝 부분에 있다.
좌표는 28.210429,83.959519
(좌표 구글지도 맵스미 관련 글은 여기로 👈)
바쁘신 분들을 위하여 아래에 내용 요약이 있다.


오늘은 2023년 3월 24일. 날씨는 낮에 좋다가 저녁 무렵에 비가 쏟아진다. 최고기온 23도 최저기온 12도
오늘 낮의 일이다.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가끔 블로그 글을 작성하곤 하였는데 그 모습을 보았나 보다.
점심으로 베지 카나를 주문하고 앉아있는데 이 식당 소개글도 하나 써달라 부탁한다.
크게 어려운 일도 아니고 거절하기도 뭐해서 알았다고 했다. 그래봐야 내 글을 읽는 분들도 별로 없을뿐더러 여기는 무려 네팔의 포카라이다. 설령 내가 쓴 이 글을 읽는 분이 계신다 하여도 포카라에 오셔서 이 식당까지 찾겠나.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거절은 못하겠다. 손님이 없어서 딱한 사정을 익히 알고 있어서다.
구글지도를 봤더니 이 건물이 없다. 맵스미에도 마찬가지다. 최근에 지어졌구나. 그러니 단골손님조차 있을 리 없다.
두 번째쯤 찾아왔을 때다. 베지 카나를 주문했다.
네팔에서는 일반적인 식단이다.
근데 식당마다 카나(달밧)의 찬이나 음식스타일이 조금씩 다르다.

다르질링식 식단에는 커드가 없는가 보다. 다른 식당에서는 인도처럼 하얀 커드가 나오길래 다 그런가 보다 했다. 여기는 아니다.
응? 한국식탁에나 보일 법 한 무채김치 같은 게 보인다.
맛도 정말 똑같다. 살짝 익은 게 영락없는 김치다.

주인에게 이것이 다르질링스타일 아짜리냐고 물었다. 그렇다 한다. 어 김치를 다르질링에서도? 인도의 아짜리는 우리의 김치와 비슷하지만 향신료가 살짝 더 들어가고 조금 더 새콤하게 익한다. 이것은 많이 시어지기 전 한국 김치와 아주 똑같다. 신기하다.
달이라고 부르는 콩을 삶아 국물 있게 만들어 우리의 국과 비슷한 음식도 인도 스타일과는 닮은듯 다르다. 기름기가 없어서 부담이 없고 맛있다.

푸른나물도 다른 네팔인 식당에서는 기름에 익혀져서 나온다. 이곳의 나물은 물에 삶겨져 있다. 여러 가지로 한국인의 입맛에 맞겠다.

아래 사진의 감자칩 같이 생긴 것은 빠쁠이라 하는데 짭조름하고 바삭하다. 녹두? 같은 것으로 만들어진 것 같다. 오늘 다시 들르면 물어봐야겠다.

주방에서 셰프로 일하시는 어머니가 한국음식을 좀 하신다고 한다. 그래서 한국 분위기의 식단인가 알쏭달쏭하다. 한국음식스타일이냐 물어도 다르질링 스타일이라고 한다.
젊은 남자셰프가 서투른 한국말을 조금 한다. 인천에서 인도요리 셰프로 일하다 왔다고. 몇 달 후에 다시 들어간다.
한국음식을 조금 하실 수 있다는 엄마셰프와 인천에서 일하셨던 셰프 두 분의 영향인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한국인의 입맛에는 제법 괜찮다. 내 기준이다.
참 네팔은 특이한 게, 카나(달밧)를 주문하면 음식을 먹는 중간에 "밧(밥)을 더 드릴까요"하고 공손하게 물어본다. 더 달라하면 밥이 담긴 그릇을 들고 와서 천천히 덜어준다. 다른 찬도 마찬가지다. 더 필요한 게 있냐고 물어본다. 추가로 비용을 청구하지도 않는다. 네팔에서 지내는 동안 수없이 달밧을 먹어봤지만 그렇게 물어보지 않는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지인에게 얘기했더니 당신은 아니란다.
? 나만의 경험이었나???
달밧이 아닌 다른 음식은 더 드릴까 하고 묻지 않는다. 특이하게 달밧(카나)만 그렇다. 너무 마음에 든다.
내가 나중에 식당을 하면 어떨까. 네팔스타일로 말이다. 물론 한국음식이다. 아이디어는 영업비밀. 웃자고 하는 얘기다. 내가 식당을 할 리는 만무하다.
달밧은 우리의 국밥과 비슷하다. '달'은 국처럼 콩을 삶아 국물이 있게 되어있고 발음조차 비슷한 '밧'은 쌀을 익혀 만든 '밥'이다.


25일, 조금 전 아침에 약속한 블로그 글을 보여드렸다. 아직 마무리가 덜 되었지만 아주 좋아하신다.
점심시간이 안되어 플레인 라씨를 한 잔 주문하고 앉아 있는데 한국으로 가신다는 셰프가 앞쪽으로 온다. 고맙다고 인사를 하신다. 서투른 한국어로 손짓발짓과 함께다. 다음에 포카라 오면 다시 찾아오라 한다. 여기저기 안내해 주신다고...
나가려는데 라씨값을 안 받는다. 드린다 해도 소개글 감사하다고 기어코 사양한다.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다.
내 인생 처음으로 내가 쓴 글 덕에 라씨 한잔을 얻어 마셨다.
요약:
1. 포카라에 있고 기름기와 자극적인 향신료가 싫은데 네팔음식을 맛보고 싶다면 다르질링식당 Sanu's Kitchen을 찾아가 보자.
2. 발밧 또는 '카나'라고 부르는 네팔식 정식? 이 우리 입맛에 맞고 김치 비슷한 것도 딸려 나오더라.
3. 위치는 페와호 레이크사이드 15번로 끝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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